회사에서 내가 맡고 있는 프로젝트가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그간 일하면서 느낀 감정과 경험들을 회고하고자 한다.
다들 사이 좋게 지낼 줄 알았어
(이때까지만 해도 분위긴 좋았어…)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의 날짜에서 딱 1년 1개월 전 신규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에 투입하게 되어
내 인생 27년, 첫 직장 생활에서의 업무들이 매우 설레고 열정이 넘쳐났다.
다들 첫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까닭일까? 모든 게 서툴고 작업 일정조차 공유가 제대로 전파되지 않았다.
개발 업무보단 주로 기획과 비즈니스 니즈에 필요한 데이터를 계속 찾으며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으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팀원들 간 의견 대립으로 불화가 생겨 함께 일하던 개발자 동료 한 명은 떠났다.
결국 나 홀로 풀스택 개발을 의도치 않게 맡아 야간을 자주하곤 했다.
새로 들어온 동료들
날씨 무척 더웠던 7월쯤 프론트엔드 개발자와 백엔드 개발자 분이 오셨다.
프로젝트 분위기는 다시 예전처럼 생기가 나기 시작했고 원래 주 포지션이던 프론트엔드 개발 업무에 집중적으로 하던 중
갑자기 새로 오신 개발자 두 분 모두 다른 프로젝트 사업으로 발령되어 떠나버렸다.
그렇게 또 다시 나는 홀로 개발 업무를 진행하였다.
나 혼자 남다
(x나 고독하네)
그나마 프로젝트 초창기부터 쭈욱 함께 달리던 기획자 분이 계셔 어느정도 의지는 되었다.
그러나 얼마 안 가 사건이 터지게 되는데 기획자분이 너무 오랜 기간 동안 회사에서 초과 근무를 하셔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의 휴가를 떠나셨다.
기획 디자인 모두 올스탑이 되버렸고 이 프로젝트의 남은 인원은 이제 진짜 나 혼자뿐이였다.
더 이상 진행할 수 있는 업무가 존재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강제로 의미 없는 리펙토링을 하며 지루한 시간을 보냈는데
과연 이게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될까?
이대로 가다간 내 커리어가 물경력이 되진 않을까?
정말 많은 걱정과 고민들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이 프로젝트를 완성하여 고객들을 확보해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있어 이 악물고 버텼다.
다시 만들자
(할말하않..)
한 달이 지나 기획자분은 다시 복귀하셨고 새 디자이너와 백엔드 개발자 분이 신규 투입되어도 마냥 기쁘지 않았다.
또 예전처럼 이 프로젝트를 언제 떠날지도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이 심리적 안전감이 얼마나 더 갈 수 있을는지 오히려 불안하기만 했다.
23년 1분기 시점에서 뜻밖의 개편 작업 소식을 받았는데
기존에 만들고 시연용으로 작업하였던 플랫폼을 전체 개편하자는 제안이 나와 당황스러웠다.
그동안 요구사항에 따라 만들었던 기능들과 열심히 리펙토링하던 코드들이 싹 다 날아가 너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또 막상 다시 만들면 더 성능 좋은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 자신이 있었다.
그렇게 4주간 야간을 밥 먹듯이 하며 드디어 고대하던 1.0 버전을 완료하였다.
확실히 예전보다 더 개선된 서비스를 한 번에 파악할 수가 있었고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 많이 성장했다는 느낌이 들어 뿌듯했다.
온 세상이 억까다
(얘? 미쳤니 진짜?)
다른 프로젝트를 맡고 계시던 개발자분이 갑자기 퇴사를 하신 관계로 내가 그 프로젝트에 긴급 투입되었다.
아직 하고 있던 프로젝트를 제대로 서비스 오픈 조차하지 못했는데 떠나야 한다는 점에서 몹시 불만이 많을뿐더러
이 서비스의 비즈니스 니즈와 소비자 고객이 누구인지 제대로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업무를 맡아 열심히 할 의욕을 잃었다.
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원래 내가 있었던 프로젝트의 기획자분까지 퇴사를 하셔 전의는 완전히 상실되어
직장인들에게 종종 생긴다는 번아웃 증세가 슬슬 나타나기 시작했다.
칠전팔기
최근 친목을 통해 IT 업계 종사자들과 만나 기획자와 디자이너, 개발자 등등 많은 분을 만나 조언과 공감을 얻었다.
항상 이런 일들이 나에게만 일어날 줄 알았는데 막상 그곳에 있던 분들도 억울하고 화가 날 만한 일들이 가지각색으로 갖고 계셨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다들 그 고비를 참고 극복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내 마음을 다시 불타오르게 만들어 주셨고
때마침 긴급 투입되었던 프로젝트는 잠시 중단하고 다시 내가 하고 있던 프로젝트에 복귀하였다.
정말 누군가에게는 짧을 수 있는 1년이란 시간 동안 나에게선 이 프로젝트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헬스 트레이너들이 항상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강조하는 말이 있는데
운동을 10년 한 사람과 1년 한 사람이 있다면 이 중 누가 더 운동을 잘할 거 같아요?
정답은 자기 근육 코어를 어떻게 해야 더 자극이 잘 가는지 파악할 줄 아는 사람이 성장할 거예요.
이 말을 우리 직장인들에게 인용하면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아무런 큰 변화와 사건을 겪지 못한 사람은
스펙타클하게 많은 일들을 겪은 1년 차에 비해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덧붙일 수가 있다.
난 이런 경험들이 오히려 내 성장통에 큰 영양분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올해 프로젝트를 제대로 마무리하고 싶다.